당신 곁에 KNTA

국내외로 뻗어가는 협회의 손길이

더 많은 사람에게 닿기를 기원합니다.

대한결핵협회 의료봉사단이 8월에는 몽골 날라이흐와
바가노르 지구에서, 9월에는 우리나라 전라북도 순창군
쌍치면에서 일일 진료소를 열었다. 이 소식을 듣고
수많은 사람이 모여들었다. 무엇이 그들을 이렇게
모여들게 한 것일까. 단 몇 분이라도 더 진료하기 위한
그 치열한 여정을 함께 따라가 보자.

박지향 본부_사회공헌팀


세계 30대 결핵고위험국 몽골로 뻗는 따뜻한 손길

지난 8월, 대한결핵협회 임직원으로 구성된 의료봉사단이 몽골로 떠났다. 지난해 탄자니아에서 의료봉사를 행했던 것에 이어 올해의 첫 의료봉사를 몽골에서 진행하기 위함이다. 몽골은 세계30대 결핵고위험국이자 낮은 결핵 검진률로 인해 결핵환자가 좀처럼 감소하지 않는 국가이다. 몽골은 광활한 국토 면적에 의해 지역별 보건의료 인프라 편차가 매우 크다. 특히 결핵의 진단과 치료 및 관리에 대한 인식과 재정 부족으로 환자 발견이 늦어지면서 결핵 유병률이 높다. 2015년 기준, 몽골은 약 4,935명의 결핵환자가 발생하였으며 세계에서 결핵 발생률이 가장 높은 30개국 중 하나로 선정됐다. 협회는 2015년부터 현재까지 몽골의 결핵퇴치를 위하여 민관 결핵퇴치 협력 네트워크인 ‘STOP-TB 파트너십’ 지원, 무상공적개발원조(ODA)사업 등 다양한 결핵퇴치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몽골에 문을 연 대한결핵협회 일일 진료소

8월 22일과 23일, 대한결핵협회 임직원으로 구성된 의료봉사단이 몽골 날라이흐와 바가노르 지구에 일일 진료소를 열었다. 그동안 협회가 쌓아온 선진화된 결핵퇴치 노하우를 비롯하여 다양한 진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하여 2023년도 협회 우수·모범직원을 중심으로 여러 임직원이 뜻을 함께했다. 내과, 소아과, 신경외과, 피부과, 비뇨기과 등 진료 과목 범위를 넓혀 의료시설에 접근이 어려운 현지 주민들에게 전문적이고 종합적인 의료봉사를 실시하였다.협회의 선진화된 의료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의료봉사에 수많은 주민이 몰렸는데 날라이흐 문화센터에서 진행한 의료봉사는 사전에 예상한 인원보다 많은 사람이 몰려와 만일의 상황을 대비하여 현지 경찰에 도움을 받아 상황을 통제하기도 했다. 날라이흐에서 50~100km 떨어진 지역에서도 의료봉사소식을 접해 진료를 받으러 센터를 방문한 주민도 있었다. 바가노르라고 상황이 다르지는 않았다. 한국에서 의료봉사단이 온다는 소식을 듣고 의료센터에서 일찌감치 대기하고 있던 주민들로 인해 센터는 발 디딜 곳이 없었다. 오랜 시간 동안 제대로 된 진료를 받지 못하고, 의약품이 부족하여 제때 필요한 약을 처방받지 못하는 주민들이 꽤 많았다. 그들은 협회 의료봉사단의 숙련된 의료 기술에 놀라워 했고 약을 넉넉하게 처방받을 수 있어 기뻐했다. 의료봉사단은 한정된 시간 안에 최대한 많은 사람을 세심하게 진료하고자 이리저리 바쁘게 뛰어다녔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찾아온 모든 사람을 진료하지 못함에 안타까워했다.
이번 몽골 출장에서는 의료지원뿐만 아니라 협회의 도움 이 필요한 곳에 장학금 및 기부금을 전달하는 행사도 진행되었다. 아시아사랑나눔과 함께 불우한 환경 속에서도 꿈을 이루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몽골의 저소득, 소외계층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수여하여 안정적인 교육환경에서 공부할 기회를 제공했다. 또한, 지난 5월 화재로 집을 잃은 협회 몽골 대표부 직원 어이더브 투무르수흐를 위하여 실시한 해피빈 기부금을 직접 전달하며 의료봉사의 영역을 점차 넓혀갔다.
지난해 탄자니아를 시작으로 이번 몽골을 거쳐 하반기 캄보디아로 향할 해외 의료봉사는 어느덧 협회의 대표 사회공헌으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보건 의료시설이 취약하여 기본적인 의료서비스조차 받지 못하는 여러 나라로 뻗어가는 협회의 손길이, 더 많은 사람에게 닿기를 기원해 본다.

전라북도 순창군 쌍치면을 아시나요?

  • 전라북도 순창군에 위치한 쌍치는 지명을 처음 들었을 때 왠지 외국의 다른 나라를 연상케하는 독특한 이름을 갖고 있는데, 1914년 행정 구역 개편 때 하치등과 상치등의 이름을 따 쌍치면으로 불리게 됐다. 79.99㎢ 면적으로 2023년 7월 기준 1,889명의 주민이 살고있는 쌍치는 보건진료소를 비롯하여 일반 병의원도 찾기 힘든 시골 마을이다. 마을에 거주하는 대다수 주민은 고령의 나이로 의료기관 접근이 더욱 어려웠는데 기본검진도 받기 힘들었던 쌍치 주민들의 건강을 살피기 위해 대한결핵협회 사회공헌팀이 의료봉사 단체 더나눔플러스와 합심하여 쌍치면으로 향했다.
    한풀 꺾인 더위에 이른 오전부터 삼삼오오 모여들었고, 체육관은 곧 결핵검진 및 진료를 받기 위해 모인 주민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협회는 주민들의 만성질환 예방과 조기발견을 위해 혈압·혈당검사를 비롯한 기본적인 신체검사와 흉부 X-선 검진을 진행하였다. 협회의 중앙영상판독센터와 AI 판독을 활용해 검진받은 주민들의 결핵 유소견 여부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었으며 결핵 유소견자의 경우 객담 현장 채취를 병행해 2차 검사도 실시했다.

두 번째 고백

이번 의료봉사는 결핵검진 및 의료지원뿐만 아니라 쌍치에 거주하는 노부부 열한 쌍을 대상으로 리마인드 웨딩 촬영을 진행했다. 의료봉사가 단순히 질병을 치료하고 약을 처방하는 것이 전부가 아닌, 마음까지 어루만질 수 있다는 것을 깨닫는 기회였다.
결혼식은 어느 부부에게나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날로 남는다. 그러나 쌍치에서 만난 어머님, 아버님의 사정은 달랐다. 결혼식을 할 여유가 없어 살림을 합치고 사는 것이 전부였던 시절이라 하셨다. 50년 이상을 동고동락하며 오로지 자식들의 뒷바라지를 하며 살아온 노부부는 꽃다운 청춘을 추억할 수 있는 한 장의 사진조차 없음에 아쉬움이 컸다. 평생을 약속했던 그 시절보다 눈가는 깊어지고 머리카락은 색이 바랬지만 서로에 대한 마음만은 변치 않았다. 어색하게나마 턱시도와 드레스를 차려입고 카메라 앞에 선 그들의 얼굴에서 차마 숨길 수 없던 설렘을 읽을 수 있었다. 지나온 날을 반추하며 당신 덕분에 잘 살아왔노라고 아내에게 고마움을 넌지시 전하던 아버님은 벅차오르는 감정에 말씀을 잇지 못하다가 이윽고 인생의 두 번째 프로포즈를 하셨다. “50년 평생 같이 걸어온 길의 종착역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당신과 함께라면 기꺼이 끝을 향해 가고 싶소.” 아버님의 고백에 현장에서는 환호가 터져 나왔고 세월이 흘러 더 짙어진 사랑에 모두가 박수를 보냈다. 시간이 지나 익숙해진 서로에게 다시 설렘을 느끼고 사랑이 커지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누군가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물할 수 있음에 감사했다. 오늘 촬영한 리마인드 웨딩 사진은 부부가 평생의 약속을 지켜왔다는 증거이자 남은 여생의 나침반으로 남을 것이다.

지속가능한 의료봉사

작년 이맘때쯤 협회는 탄자니아에서의 의료봉사를 통해 지속적인 의료봉사의 필요성을 몸소 느꼈다. 최소한의 의료서비스조차 제공받지 못해 작은 병도 큰 병으로 키워가는 많은 사람을 보며, 일회성 의료봉사의 한계와 더불어, 미처 살피지 못한 환자들을 되돌려 보낼수 밖에 없는 현실은 죄책감마저 들게 했다. 이번 몽골 의료봉사에서도 식사를 거르고 쉬는 시간을 줄여가며 의료봉사에 임했던 봉사단은 봉사가 끝날 때쯤 녹초가 되었지만, 마음만은 지치지 않고 충만함을 느낄 수 있었다. 봉사단은 열악한 환경에 처한 어려운 사람들을 도울 수 있음에 감사함을 전하였고 의료봉사가 더욱 활성화되어 여러 임직원이 함께 동참하기를 바란다며 입을 모아 말했다. 올해 10월에도 협회 모범직원을 주축으로 캄보디아 의료봉사가 예정돼 있으며, 12월에는 국내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연탄봉사가 예정돼 있다.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의료봉사는 어느덧 협회를 대표하는 사회공헌사업으로 자리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