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2

심기일전의 마음으로 다시,

Yes, We Can End TB!

지난 9월 22일, 제78차 유엔총회 기간에 개최된 2023 유엔
결핵고위급회담(UN High-level Meeting on Fight Against
Tuberculosis, 2023 UNHLM on TB)이 미국 뉴욕에서 열렸다.
2018년 이후 5년 만에 열리는 두 번째 결핵고위급회담이었다.
회담이 시작된 오전 10시, 데니스 프란시스 의장이 회원국의
결핵종식 의지가 담긴 정치 선언문의 채택을 알리는 순간 여기저기서
박수가 터져 나왔다. 박수 소리는 회의장 뒤편에서 들려오는 누군가의
“Yes, we can end TB!” 외침 소리와 함께 뒤섞였고, 관계자들은
너도나도 구호를 따라 외치기 시작했다. 회담 참석자들의 희망에
찬 결핵퇴치 의지를 확인할 수 있었던 인상 깊은 순간이었다.


심수민_글로벌협력원 Stop TB Partnership 한국사무국

결핵퇴치, 지난 5년간의 발자취

2018년, ‘결핵’을 주제로 최초의 유엔 고위급 회담이 개최되었고 세계 정상들이 한자리에 모여 결핵 퇴치를 위한 정치적 의지를 표명했다. 예상했다시피, 2018 유엔 결핵고위급회담에서 채택된 정치 선언문의 결핵퇴치 목표와 회원국들의 공약은 현재 일부만 달성된 상태다. 회원국들은 2022년까지 연간 130억 달러의 결핵퇴치기금을 국제사회에 제공하기로 약속했지만, 현재 모인 기금은 그 절반에도 못 미친다. 또한, 코로나19가 발생한 2019년부터 2020년 사이 신고된 결핵환자 수는 18% 감소했으나 2021년 결핵 사망자 수는 약 160만 명으로 증가했다. 비록 신규 결핵 검사, 약제 및 치료법에 대한 연구 및 혁신 기술과 관련하여 지금까지 이룩한 성과와 작년에 개최된 글로벌펀드 재정공약회의에서의 기금 추가 확보에 대해서는 찬사를 보낼 만하지만, 2030년까지 글로벌 결핵퇴치 목표(결핵발생률 10만 명 당 20명)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보다 다차원적이고 다각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향후 5년을 위한 야심 찬 목표

세계결핵퇴치전략(End TB Strategy)에 서술된 대로 2027년까지 결핵 저부담 및 고부담국가에서의 결핵 서비스에 대한 양질의, 시의적절하고 보편적인 접근성 달성을 위한 노력을 가속화하기 위해 다음을 공약한다:

(a) 추정 결핵 발병자 수의 최소 90%가 양질의 진단 및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며, 진단받은 사람들은 세계보건기구(WHO)가 권고하는 신속 분자검사를 최초로 검사받고 완전한 치료 지원을 받는다. 이는 2023-2027년까지 450만 명의 아이들, 150만 명의약제내성 결핵 환자들을 포함하여 대략 4천 5백만 명까지 생명을 살리는 치료를 제공하는 것을 의미한다.

(b) 결핵 발병 고위험자들의 최소 90%가 예방적 치료를 제공 받을 수 있도록 한다. 이는 WHO 지침에 따라 격오지 또는 서비스 접근이 어려운 지역 등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도달한다는 목표를 바탕으로, 아이들을 포함한 대략 3천만 명의 가구 결핵 접촉자, 1천 5백만 명의 HIV 보균자를 포함한 4천 5백만 명이 결핵 예방적 치료를 제공받는것을 의미한다.

(c) 결핵 감염자들의 100%가 보건 및 사회보장 패키지에 접근함으로써 질병으로 인한 재정적 어려움을 겪지 않을 수 있도록 한다.

출처: 「2023 유엔 결핵고위급회담 정치 선언문」 결의안 中 목표 발췌 및 번역



2023 유엔 결핵고위급회담에서 채택된 정치 선언문에는 코로나19로 인해 후퇴한 결핵퇴치 노력을 재점화하여, 세계결핵퇴치전략(End TB Strategy) 및 2030 지속가능발전 의제의 목표들을 달성하기 위한 회원국들의 야심 찬 공약이 담겼다. 특히, 여성, 장애인 등 인구 집단에 따라 불평등하게 영향을 끼치는 결핵을 근절하기 위해서는 미시적 접근이 가능한 시민사회, 결핵 감염자 및 공동체 등을 포함하여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참여를 통해 이들의 보편적 결핵 서비스 접근성 보장을 위한 노력을 가속화해야 한다는 것에 합의했다는 점이 주지할 만하다. 이를 위해, 회원국들은 2027년까지 450만 명의 아이들과 150만 명의 약제내성 결핵 환자들을 포함하여 약 4,500만 명에게 결핵 치료를 제공하며, 결핵 감염자들의 100%가 보건 및 사회보장 패키지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상호 약속했다.


우리나라의 공약과 Stop TB Partnership 한국사무국의 역할

한국 수석대표로 참석한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회담 연설을 통해 2030년까지 정치 선언문을 지지하며, 이를 위해서는 ‘국제사회의 연대와 협력 강화’, ‘결핵 백신 개발 등 기술혁신 및 투자 확대’, 그리고 ‘지역사회, 시민사회 등의 다양한 이해관계자 참여’가 필요함을 밝혔다. 또한, 최근 한국이 글로벌펀드 등 결핵퇴치 국제기구에 대한 지원액을 확대한 것을 언급하며, 전 세계 결핵 연구개발(R&D) 분야 투자 규모 6위에 해당하는 국가로서 신속한 진단 기술과 차세대 백신 개발의 가시적 성과 도출을 위해 더욱 노력할 것임을 강조하였다.1) 대한결핵협회 Stop TB Partnership 한국사무국(이하 사무국)*은 결핵퇴치를 위해 이러한 정부 정책 기조에 발맞춰 직간접적 역할을 수행한다. 특히, 사무국이 보유한 글로벌 결핵퇴치 협력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국제협력 활동의 내실을 다지며, 신규 파트너십 개발을 통해 그 외연을 점진적으로 확대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글로벌 결핵퇴치 활동을 개발하고 운영함에 있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도록 보다 많은 이해관계자들이 기획 단계에서부터 관심을 갖고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한 고위급 애드보커시 활동 또한 대한결핵협회 Stop TB Partnership 한국사무국이 수행해야 할 역할이다.

질병관리청 보도자료(2023.09.25.): https://www.kdca.go.kr/board/board.es?mid=a20501010000&bid=0015&act=view&list_no=723534


우리에게 필요한 태도, “말보다 행동 (Actions Speak Louder than Words)”

작심삼일로 끝나버린 새해 다짐처럼 야심 차게 세웠던 목표가 흐지부지되는 일은 우리 일상 속에서도 숱하게 일어난다. 말을 내뱉는 것은 쉽지만, 그것을 증명하기 위해서는 꾸준한 실천이 뒷받침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전 세계가 코로나19 팬데믹 대응을 위해 합심했던 것처럼 이제는 후퇴한 결핵퇴치 노력을 정상 궤도로 진입시키기 위해 다시 집단적 노력을 보여줘야 할 차례다. 언제나 그렇듯, 말보다 행동(Actions Speak Louder than Words)이 중요하다. 회의장에서 울려 퍼지던 희망 섞인 구호, “Yes, we can end TB!”가 공허한 메아리로 사라지지 않도록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는 이행 계획과 함께 실천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결핵종식의 해 2030년’을 목전에 둔 2028년 제3차 유엔 결핵고위급회담에서는 결핵퇴치가 허황된 꿈이 아니었음을 보다 내실 있는 성과로 입증할 수 있기를 바란다.


* Stop TB Partnership 한국사무국은?
Stop TB Partnership은 2001년 WHO가 설립하고 유엔프로젝트조달기구(UNOPS)가 운영해 오고 있는 국제결핵퇴치기구이다. 현재 우리나라를 포함한 전 세계 27개국 국가 차원의 Stop TB Partnership 사무국이 설립되어 국내외 결핵퇴치 활동을 수행하고 있으며, 2010년 공식 출범한 Stop TB Partnership 한국사무국은 현재 대한결핵협회 내 소속되어 운영 중이다.